요즘 국내 게임사들의 새로운 플랫폼, 장르에 대한 도전들이 하나둘씩 가시화되고 있죠. 스마일게이트 역시 이러한 대열에 합류해 신작을 선보였습니다. 자사 대표 IP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만든 VR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29일 출시한 것이죠. PS VR2와 스팀과 연동되는 기기들을 통해 PC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 VR 신작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가 정식 발매됐습니다 (사진 출처: 공식 SNS)
▲ VR 신작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가 정식 발매됐습니다 (사진 출처: 공식 SNS)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스마일게이트의 VR 게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9년 잠입 액션 어드벤처 ‘로건’과 연애 시뮬레이션 ‘포커스 온 유’를 선보인 바 있죠. 이 중 ‘포커스 온 유’는 매력적인 여주인공 ‘한유아’와 첫사랑이라는 주제로 상당한 화제몰이를 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성공사례에도 불구하고 일반 게이머들의 VR 게임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지금, 기존 성공사례와는 전혀 다른 장르에 대한 도전은 의아하기까지 합니다.

이같은 의아함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가 출시 전 마련됐는데요. 스마일게이트 VR 게임의 산실, 스마일게이트 VR 스튜디오의 이상균 개발실장과의 미디어 공동 인터뷰였죠. ‘로건’과 ‘포커스 온 유’ 이후 4년만에 나오는 VR 신작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어떤 게임인지, 디렉터로 개발에 참여한 이상균 개발실장의 답변을 통해 살펴보시죠.

▲ 스마일게이트 이상균 개발실장
▲ 스마일게이트 이상균 개발실장

VR 슈팅에 오락실 감성 담아

Q. 2016년경 스마일게이트에 합류하셨는데, 입사 당시부터 VR 프로젝트를 맡으셨죠. 그 이전까지 경력이 VR 게임 개발과는 전혀 무관했는데, VR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개인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재미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VR이 전에 없던 재미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 생각하면서 스마일게이트에 합류했습니다. 벌써 5년이 지났고, 그간 여러 게임을 만들었네요. 

Q.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VR이라는 기술이 선사하는 신기한 체험보다는 대작 슈팅게임을 VR로 즐긴다는 감상이었습니다. 이러한 감상을 앞서의 답변과 연관지어 보면 새로운 기술에만 온전히 기대는 것이 답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은데,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의 기획 의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VR 시장 초창기에 주목 받았던 게임들은 VR 세계에서 실제 세계에서와의 비슷한 경험을 해보는 시뮬레이션 장르였습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만들었던 ‘로건’과 ‘포커스 온 유’도 각각 도둑 시뮬레이션, 데이팅 시뮬레이션으로 체험에 높은 비중을 둔 작품들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기존 슈팅게임의 재미를 구현하는데 무게를 실었습니다. 예컨대 눈에 보이는 수류탄을 손으로 직접 잡아서 던지는 것은 VR을 통해서만 가능한 요소지만, 이러한 것들로만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타격감 혹은 슈팅감, 그리고 액션 표현 등 슈팅게임의 기본적인 재미요소 구현에 집중했죠. 

▲ 잠입 액션 어드벤쳐 '로건'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잠입 액션 어드벤쳐 '로건'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연애 시뮬레이션 '포커스 온 유' (사진 출처: 스팀)
▲ 연애 시뮬레이션 '포커스 온 유' (사진 출처: 스팀)

Q. ‘로건’, ‘포커스 온 유’ 등을 선보인 바 있지만, 슈팅 장르는 이번이 첫 도전이죠. 비교적 코어한 장르인 만큼 이전 작품에 비해 개발하는데 어려웠던 점. 또 다른 장르이지만 VR 게임이라는 공통 분모 속에서 이전의 경험이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개발에 도움이 됐던 부분이 있을지 구체적인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현재 스마일게이트 VR 스튜디오 핵심 멤버들은 10년 이상 액션게임을 만들어온 개발자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여태껏 PC게임 및 콘솔게임 개발을 통해 쌓아온 기술적·비주얼적인 노하우는 VR 게임 개발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죠.

아울러 ‘포커스 온 유’와 ‘로건’은 모두 모션 캡쳐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입니다. 이에 대한 노하우는 고스란히 스튜디오에 남아있고요. 아울러 VR 게임을 두 작품이나 선보였던 만큼 VR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죠. 마지막으로 스튜디오가 5년이나 유지되다 보니 내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높은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저나 스튜디오 핵심 멤버들이 슈팅게임 개발 경험이 없었다는 것이네요. 그래서 개발 초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스마일게이트에 축적된 다년간의 슈팅게임 개발 노하우를 통해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Q.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개발에 영감을 줬던 게임이 있을까요?

이상균 개발실장: 초기 기획 단계에서 기존에 나온 VR 슈팅게임은 거의 다 해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VR 슈팅게임 중 세상에 없는 게임은 무엇이 있나 찾다 보니 대량으로 총알을 쏟아붓는 아케이드 슈팅게임이 VR 게임 시장에선 없는 것 같더군요. 이런 장르 게임을 만들면 유니크한 게임이 되겠다 싶어 고전 오락실 슈팅게임 감성을 담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개발하며 영감 받았던 작품이라면, VR 게임에는 없고 ‘타임 크라이시스’나 ‘스타워즈: 배틀 포드’ 같은 체험형 오락실 게임들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이처럼 레트로한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게임 전투음악도 옛날 오락실 게임 느낌이 날 수 있는 하드록을 채택했습니다. 

▲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오락실 감성을 담고자 한 게임입니다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오락실 감성을 담고자 한 게임입니다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Q. 오락실에서 저격을 테마로 한 슈팅게임을 하면서 조준시 흔들림으로 인해 적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데요.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VR 슈팅게임 개발에 있어 흔들림 보정은 수준 높은 노하우를 요구합니다. 저희는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고, 일정 수준까지의 자연적 흔들림에 대해서는 보정을 하는 기술을 게임에 적용한 상태입니다.

다만, 저격총으로 정밀 조준을 한 상태에선 상당한 진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총의 트리거를 반만 당기면 완화할 수 있는데, 저격시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한 숨참기를 반영한 시스템이죠.


VR 뉴비와 베테랑, 
모두가 즐기는 게임

Q. 출시 시점 기준 화기는 몇 종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총기 구분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권총부터 박격포까지 총 39종이 있습니다. 6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는데 권총과 스저격소총 외에도 SMG(서브머신건), DMR(지정사수소총), 돌격소총 등등이 있습니다. 총기 카테고리별로 명확한 특징이 있는데요. 특히 권총의 경우 방패와의 조합이 가능한데요. 로켓탄을 방패로 막아내는 식의 다소 비현실적인 슈퍼 플레이도 가능한만큼, 다른 화기류를 들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게임 플레이를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 질문에 답변 중인 이상균 개발실장
▲ 질문에 답변 중인 이상균 개발실장

Q. 혹시 양손에 총을 한자루씩 들고 싸울수도 있나요?

이상균 개발실장: 돌격소총이나 저격소총 같은 양손 무기는 무조건 양손 파지를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초반에는 총기 반동이 만만치 않을텐데, 게임을 플레이하며 반동을 경감시키는 기술을 배우게 되며, 총기 개조 시스템을 통해 다른 성능을 조금 희생하는 대신 반동을 완화할 수 있죠.

그리고 SMG나 권총의 경우는 양손에 한자루씩 들고 싸우는 일명 ‘아킴보’라 불리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물론, 안정감은 양손 파지가 훨씬 낫긴 하죠. 굳이 게임 시작시 기본 무장을 쌍권총에 맞추지 않아도, 전장에 권총이나 SMG 두 자루를 같이 배치하는 포인트를 만들어 아킴보 플레이를 충분히 만끽하게끔 했습니다. 

Q. 미션 중 화기는 최대 몇 개까지 소지할 수 있나요?

이상균 개발실장: 먼저 미션 시작시 보유한 총기 중 두 개를 골라 가져갈 수 있어요. 보통 돌격소총 1정과 저격소총 1정, 산탄총 1종, 돌격소총 1종 이런 식으로 가슴과 어깨에 세팅하게 되지요. 여기에 전장에는 특수한 무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를 주워서 빈 어깨에 추가로 보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미션 중에는 최대 3개까지 소지할 수 있죠. 

▲ 가슴과 양 어깨에 최대 3개의 무기를 소지할 수 있습니다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 가슴과 양 어깨에 최대 3개의 무기를 소지할 수 있습니다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Q. 미디어 시연 당시 적 AI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적 AI 개발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게임에서 인공지능을 보고 ‘사람 같다’고 말할 때는 플레이어가 인공지능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했을 때라 생각합니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속 적 인공지능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제작했죠. 다년간 게임 인공지능을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 덕분에 인상적인 적 AI를 보여드릴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게임 난이도 구분, 그리고 각 난이도 구현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쉬움, 보통, 보통+, 어려움, 완수불가 등 5개로 구분됩니다. 이 중에서 노말과 노말+는 하나로 묶을 수 있는데, 적 HP만 차이가 나요. HP가 많은 적을 상대하는 것에 특히나 지루함을 느끼는 유저들은 노말을 선택하면 됩니다. 

완수불가는 매우 특수한 난이도이기에 열외로 두고 쉬움, 보통과 보통+, 어려움 세 가지로 주로 게임을 즐기실 텐데요. 난이도별로 체력과 함께 적의 반응 속도도 다릅니다. 적이 나를 발견하는 속도 및 직후 초탄을 발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이 쉬울수록 늦고 난이도가 높을수록 빨라지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쉬움은 훈련병, 어려움은 베테랑 특수요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난이도마다 적들의 반응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 난이도마다 적들의 반응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Q. 게임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스쿼드 미션의 경우 참여 인원이 2인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울러 또다른 멀티플레이 모드인 호드 모드는 무조건 4명이서 플레이해야 하는 건가요?

이상균 개발실장: 우선 스쿼드 미션은 처음에 3명으로도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그러다 2명으로 확정하게 됐는데 앞서 언급한 오락실 감성, 그러니까 친구랑 나란히 서서 게임을 하는 오락실 슈팅게임의 느낌을 살린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또, 로컬 멀티플레이의 경우 현실적으로 3명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울러 개발 측면에서도 동선의 겹침 같은 부분을 해결하거나, 앞서 언급한 총알을 대량으로 퍼붓는 재미를 구현해내는데 어려움이 있었기에 여러 테스트 끝에 2인으로 제한했습니다.

호드 모드는 최대 4명이고, 혼자서도 할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전반적인 디자인 자체가 4명이서 함께 플레이하는 것을 기준으로 짜여져 있어요. 또 전체 웨이브가 50까지 이어지는데, 보통의 파티는 20웨이브를 넘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물론, 저희 팀에 혼자서도 25 웨이브까지 가는 사람이 있는걸 보면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멀티플레이 모드에 대해 부연하자면 아군 봇 배치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며, 수류탄이 아닌 이상 아군에게 대미지를 입힐 수 없습니다. ‘팀킬’이란 것이 불쾌한 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 출시 후 유저 피드백에 따라 옵션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여건은 마련되어 있습니다. 

Q. 출시 전 국/내외 다양한 행사에서 시연을 진행하셨었죠. 기억에 남는 시연자가 있을까요?

이상균 개발실장: 올해 3월 GDC에서 유저들과 처음 만났는데요. 당시 시연자 중에 VR 슈팅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개인방송진행자가 있었죠. 이 시연자의 플레이가 개발에 적잖은 영감을 줬습니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플레이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보스 중 헬리콥터를 타고 와서 전장에 뛰어내리는 망치 든 중갑병 보스가 있어요. 외형부터 위협적이고, 난이도도 꽤 높은 보스이기도 하죠. 그런데 앞서 언급한 시연자는 이 보스가 헬리콥터에서 땅으로 착지하는 순간 돌격소총을 꺼내더니 탄창 하나를 모두 비우면서 전탄 헤드샷으로 처리하더군요. 이 사건은 저희가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난이도 중 매우 특수한 난이도라 한 ‘완수 불가’를 만들게 된 계기였죠.

▲ GDC 2023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시연 모습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 GDC 2023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시연 모습 (사진 제공: 스마일게이트)

Q. ‘리얼리즘 모드’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리얼리즘 모드는 스토리 캠페인을 전부 클리어하면 해금되는 콘텐츠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플레이어인 나와 상대방인 적 모두 총알 한 방에 바로 죽어버리는 방식으로 스토리 캠페인, 스쿼드 미션을 즐길 수 있는 설정이죠.

Q.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전하고픈 인사말 부탁드립니다.

이상균 개발실장: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하신다면 꼭 친구와 함께 플레이 해보세요. 개발진들도 멀티플레이를 시작하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기고 있거든요. 멀티플레이 콘텐츠 적극 추천드립니다.

▲ 이상균 개발실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멀티플레이 모드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 이상균 개발실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멀티플레이 모드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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