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그리고, 또 넘어야 할 장애물은 어떤 게 있을까요. 수많은 개발사가 블록체인 게임 개발을 차세대 과제로 내세우지만 앞선 질문에 대해 명료한 가이드는 아직 없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개념 자체가 태동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참고할 만한 사례도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대한민국 NFT /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
▲ 대한민국 NFT /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

그러던 중 23일(목),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NFT /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에서 몇 가지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엑스엘게임즈 최관호 대표와 컴투스플랫폼 이종석 실장, 메타플레넷 신정엽 대표가 공유한 현실적인 사례와 고민을 소개해 드립니다.


블록체인 게임도 결국은 ‘게임’

엑스엘게임즈 최관호 대표(이하 최 대표)는 ‘게임 생태계에서 블록체인과 NFT의 지속가능성' 강연을 통해 현재 회사가 개발 중인 ‘아키월드'의 사례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아키월드'는 엑스엘게임즈의 첫 MMORPG ‘아키에이지' 리소스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으로, 오는 7월 글로벌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 엑스엘게임즈 최관호 대표
▲ 엑스엘게임즈 최관호 대표

최 대표는 ‘아키월드' 캐릭터 NFT, 이른바 ‘팬덤 카드' 화이트리스트 판매 사례와 게임 내 토지 NFT 거래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그는 “중요한 피쳐 중 하나인 ‘하우징'을 지을 토지를 NFT화 해서 판매하자고 제안했는데, 이걸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면 발행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할 수 있어서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었다"며 “화이트리스트를 2000장 정도 ‘팬덤 카드'라는 이름으로 발행했다. ‘아키월드'가 잘 되기를 바라는 팬분들이 지지하는 마음으로 사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엑스엘게임즈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최 대표는 “한국 투자자분들은 투자가치를 먼저 본다. 그래서 팬덤 카드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게 하려면 지속적으로 혜택을 줘야 했다. 토지 NFT는 존재 자체가 게임 내에서 효율이 발휘되지만 팬덤 카드는 그게 아니어서 고민이 많았다"며 “초기 구매 가격보다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지금도 큰 고민거리고, 다른 분들도 화이트리스트를 PFP NFT 형태로 발행하시려고 한다면 고민을 해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메인넷 리스크에 늘 대비하라

컴투스플랫폼 이종석 실장(이하 이 실장)은 ‘C2X: 게임 x NFT’ 강연에서 테라 사태 이후 회사의 대처 방법, 그리고 청사진을 발표했습니다. 컴투스는 2019년부터 게임 외 미디어, 웹툰, 스토리 등 콘텐츠 방면 투자를 확대하며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사업 진출 의지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 컴투스플랫폼 이종석 실장
▲ 컴투스플랫폼 이종석 실장

특히 올해 봄, 자체 코인 C2X를 발행하기 시작했는데요. C2X는 테라 메인넷 기반으로 만들어진 코인으로, 지난 5월 벌어진 테라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실장은 “저희가 마주한 가장 큰 이슈는 C2X를 사용하는 게임이 서비스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지간한 메인넷들은 다 미팅을 했고, 내부적으로 구현이 가능한지 검토도 했다"라며 “정말 내일 모레 테라가 멈출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최근에 내린 결론은 독점 메인넷을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블록체인 게임은 기존 게임과 달리 가스비 개념이 있는데, 기존 게임을 주로 즐기던 유저분들은 그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메인넷을 만들고 C2X를 네이티브 코인으로 편입해서 가스비 등 서비스에 관련된 사안을 직접 케어하기로 했다”며 “7월에 메인넷 코어를 구축하고, 8월에는 자산과 컨트랙트를 이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 게이머와 P2E 게이머는 다르다

메타플레넷 신정엽 대표(이하 신 대표)는 ‘NFT 통합 플랫폼과 P2E 게임의 실제 서비스 사례' 강연에서 자사가 서비스 중인 ‘크립토 피싱’ 사례에 기반해 일반 게이머와 P2E 게이머의 플레이 경향 차이를 공유했습니다.

▲ 메타플레넷 신정엽 대표
▲ 메타플레넷 신정엽 대표

신 대표는 일반적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와 P2E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게이머는 게임에서 얻고자 하는 가치가 현격히 다르며, 이에 따라 게임 개발시 고려해야 하는 점도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콘텐츠와 재미 방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재미가 중요하다. 하지만 P2E 게이머는 암호화폐 투자자의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투자, 수익률과 같은 요소를 더 중요하게 본다"며 “그래서 게임 업데이트나, 신작 출시 등의 호재가 주식 호재처럼 순차적으로 풀기를 원한다. 한꺼번에 쓰는걸 원치 않는다. 실제로 ‘크립토 피싱'을 서비스하면서 오랫동안 준비했던 콘텐츠를 일거에 공개하면, 호재거리가 많으면 천천히 풀지 왜 한꺼번에 푸냐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P2E 게임에서는 유저가 경제적 이익을 유지하는 일종의 카르텔화가 된다”며 개발사 입장에서 좋은 의미도, 나쁜 의미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투자 수익이 나는 게임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게임을 소개하고, 투자 차원에서 비용도 쓰지만 수익률이 떨어지는 순간 다른 P2E 게임으로 빠르게 떠난다는 것입니다.

신 대표는 “수익모델의 진화에 대한 고민도 여전하다. 일단 몇년 이상의 P2E 데이터를 쌓은 회사가 없고, 최근에는 고수익률을 보장한다며 초기에 돈을 급속도로 벌고 아예 게임을 방치하는 경우도 보인다"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면서 서비스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 수익모델을 고안하는 것이 근래 최고의 고민"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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