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블로 4'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디아블로 4'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지난 6월 2일부로 블리자드 액션 RPG 신작 ‘디아블로 4’ 얼리 액세스가 시작됐습니다.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타이틀 중 하나로, 이번 작품에 게이머들의 막대한 기대감이 서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래서 그런지, 비교적 비싼 가격이 책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이르게 성역에 뛰어든 유저들이 많이 보이죠.

‘디아블로 4’에 대한 정보는 그간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는데요. 일단 요점만 정리하자면, 전작들처럼 성역이라는 세계관을 무대로 한 ‘핵앤슬래시 전투’를 핵심으로 내걸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유저들 함께하는 ‘오픈월드’ 도입과 같은 변화들을 선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진행된 테스트를 두고 이러한 부분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갈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죠.

▲ '디아블로 4' 공식 론치 트레일러 (영상 출처: 공식 유튜브)

 하지만, 지금까지는 오직 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을 뿐! 아무래도 1막만 플레이한 것으로는 전체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법이죠. 이번에 ‘디아블로 4’ 프리뷰 빌드를 통해 전체 게임을 체험해보고, 이번 작품이 선사하는 재미에 대한 평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오픈월드 도입,
그리고 다크 판타지로의 회귀

‘디아블로 4’는 블리자드 대표 액션 RPG 타이틀 ‘디아블로’의 4번째 넘버링 타이틀로, 성역을 위협하는 악마들을 물리치기 위해 나선 모험가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전작 3편으로부터 이어지기는 하지만, 무려 50년이 지난 시점을 다루기 때문에 사실상 그리 큰 접점까지는 없다고도 할 수 있죠. 개발진이 언급한대로, 전작을 꼭 하지 않더라도 진행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 전작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처음하는 사람도 무리가 없다
▲ 전작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처음하는 사람도 무리가 없다

이야기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기존에 그래왔던 것처럼, 소위 말하는 ‘액트(막)’ 단위로 진행됩니다. 이런 막은 특정 지역 단위로 진행된다고 보면 되며, 마지막 지점에 이르러서는 강력한 보스와의 일전이 기다리죠. 이번 작품에서도 이러한 구조는 크게 변하진 않았지만, 진행상에 약간의 변화가 적용됐죠.

이번 ‘디아블로 4’에서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오픈월드’를 택했는데요. 그러면서, 초반에 해당하는 1막~3막 사이를 유저들이 정해진 레벨만 달성하면 원하는 순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는 4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모두 완료해야 하긴 하지만, 이를 통해 기존에 보여왔던 악마를 쓰러뜨린다는 여정을 조금 더 그럴싸하게 보여주는 편이죠.

▲ 게임의 1막~3막까지의 여정은 유저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 게임의 1막~3막까지의 여정은 유저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이야기의 1막과 3막은 마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이 뭉치기 전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이야기는 대부분 해당 막의 등장인물들 중심으로 진행되며, 유저는 이를 해결해주는 조력자 역할을 맡게 되죠. 전반적으로 이야기에서 유저들은 악을 무찌르기 위해 일어선 영웅보다는, 어쩌다가 사건에 휘말려서 이를 어떻게든 풀어가려는 인물에 가깝게 그려집니다.

이야기가 흥미로워지기 시작하는 것은 4막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부터 각 이야기의 인물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결집하게 되고, 모든 일의 뒤에 있는 악마를 물리치기 위한 여정이 본격화되죠. 다루는 전투의 스케일도 커지고, 돌아다니는 범위도 넓어지면서 점차 진행에 가속도가 붙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현실적인 인간상을 통해, 조금 더 다크 판타지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구현했다
▲ 현실적인 인간상을 통해, 조금 더 다크 판타지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구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러한 이야기가 1편이 연상되는 ‘다크 판타지’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중 주인공이 애당초 2편과 3편 같은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서 그런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합리한 거래를 맺거나 현실에 타협하는 인간적인 모습들이 자주 비춰지죠. 이런 지점에서 성역이라는 세계관이 가진 암울함을 표현하는데 그 어떤 작품보다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오픈월드를 택하면서 이야기를 더욱 통일감 있게 그려내기는 했지만, 그만큼 막을 넘어가면서 보여주던 극적인 환경의 변화는 예전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죠. 그때마다 다른 환경을 경험하는 것에서 오는 재미도 적잖은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유저들 호불호도 일정 부분 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갈수록 고민을 더하는
캐릭터 빌드

자고로 ‘디아블로’ 시리즈라 한다면, 캐릭터 육성에서 오는 재미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디아블로 4’는 이를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준비해놨죠. 앞선 테스트에서는 이미 직업별 ‘스킬 트리’와 다양한 변수를 더하는 ‘전설 위상’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각 직업마다 고유한 특징을 부여하는 ‘직업 퀘스트’라던가, 50레벨을 달성한 이후에 개방되는 ‘정복자 보드’ 같은 것들이 존재하죠.

▲ 이전 테스트에서 이미 5가지 직업에 대한 평가들이 나온 바 있다
▲ 이전 테스트에서 이미 5가지 직업에 대한 평가들이 나온 바 있다

과거 테스트에서 사람들이 경험한대로, 이번 작품이 선사하는 캐릭터 빌드의 다양성은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확장됐습니다. 테스트 당시에는 아무래도 한정된 환경에서 게임을 접하다 보니까, 금방 최적의 빌드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모든 부분이 해금된 상태에서는 그 어떤 캐릭터 빌드든 그 나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죠. 

실제로 게임이 진행될수록 유저들에게 던져주는 육성 고민들도 다양해집니다. 초반에는 어떻게든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후반에는 갑작스러운 큰 피해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해졌죠. 그래서인지, 나름 괜찮다거나, 별로라고 생각했던 직업들도, 후반에 가면 그 인상이 확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 그러나 모든 요소가 더해졌을 때, 그 인상은 많이 달라졌다
▲ 그러나 모든 요소가 더해졌을 때, 그 인상은 많이 달라졌다

가령, 지난 테스트 당시 평가가 가장 부정적이던 ‘드루이드’는 후반에 막강한 피해량과 안정적인 생존이 가능한 캐릭터로 거듭났죠. 반대로, 테스트 당시 반응이 좋았던 ‘강령술사’는 후반에 소환수들이 유독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죠. 사실상 모든 직업은 점차 나아가며 그 나름의 장단점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 '드루이드'만해도, 초반의 나쁜 평가와는 다르게 후반에 몹시 강하다
▲ '드루이드'만해도, 초반의 나쁜 평가와는 다르게 후반에 몹시 강하다

직업간 밸런싱과 마찬가지로, 캐릭터 빌드도 후반에 접할수록 대체로 1인분은 충분히 해내는 모습을 보이죠. 차후, 전설 등급의 다음 단계인 ‘고유’ 등급 아이템이라던가, 50레벨 이후에 개방되는 ‘정복자 보드’까지 감안하면, 빌드의 가능성은 단박에 판가름 나지 않을 정도로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디아블로 4’가 제공하는 수많은 육성 고민들이, 반복되는 시즌을 보내는 유저들에게 가장 큰 도전이자, 즐거움으로 자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본 재미는 확실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장기 서비스’

전반적으로 둘러본 ‘디아블로 4’가 선사하는 기본기는 훌륭한 편입니다. 처음 유저들이 마주하게 될 스토리는 진득하게 즐길수록 그 나름의 깊이를 보여줌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확장성을 약속하며, 가장 중요한 캐릭터 육성도 수시로 고민을 던져주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질릴 틈이 없다고 할 수 있죠.

▲ 게임 엔딩 이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얼마나 사람을 잘 붙잡아 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게임 엔딩 이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얼마나 사람을 잘 붙잡아 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물론, 이는 기본기만 바라본 부분입니다. 아직 수많은 유저들이 모인 오픈월드, 그리고 협력해서 즐기는 엔드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죠. 기본기만으로도 훌륭하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서비스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부분까지 잘 정착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개발진들도 이번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고민과 노력을 들였던 만큼, 차후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서도 그러한 노력이 줄지 않고 계속 이어져 수년간 즐길 수 있는 ‘디아블로’로 자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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