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adslpnn_0046.jpg
▲ 나날이 PC방 사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 촬영: PNN)

2020/01/22 업데이트

스톤 PC방 관계자는 “스톤 PC방은 이와 같은 요금 인하를 단발 이벤트성으로 단행했던 것”이며, “주변 상권을 모니터링 중에 피해가 생각보다 크게 퍼지는 것을 확인하여 가격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역 PC방 업주들 소통하며 정상화 작업을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해당 지역 PC방 업주들도 스톤 PC방 관계자들과 연락이 닿아, 이와 같은 요금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

한국 사람에게 PC방은 가장 친숙한 놀이시설 중 하나지만, 그 이면에는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그래서 많은 PC방 업주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가끔 이런 경쟁이 과열되면서 요금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출혈 경쟁’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PC방들도 현재 이러한 출혈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단 일반적인 PC방 업주 사이 감정 싸움과는 다르게, 경기도 광주의 사례는 특정 PC방 한 곳이 갑작스럽게 요금을 내리는 바람에 발생한 사건이다. 해당 지역 PC방 업주들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접촉하려고 시도하기는 했으나, 제대로 된 소통이 없어서 발만 구르고 있는 상태다.

왜 이런 출혈 경쟁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 PNN은 한 통의 제보 전화를 바탕으로 직접 경기도 광주시를 방문, 주변 PC방 업주들로부터 사건 내막을 들을 수 있었다.

cooladslpnn_0032.jpg
▲ 과연 광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사진 촬영: PNN)

갑작스러운
‘묻지마’ 요금인하

PC방 출혈 경쟁이 벌어지는 일반적인 이유는 업주 간의 ‘감정싸움’이다. 매장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속 손님을 빼앗기는 PC방은 이에 대항해 최후의 수단으로 요금 인하를 내거는 것이다. 요금은 PC방 손님을 유치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매출에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행 PC방들 대부분 상당히 낮은 요금으로 운영하기에 이용료를 더 낮추게 되면 매출에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보통 자영업자 사이 싸움이기에 대부분 피해가 커지기 전에 서로 화해를 주선하거나, 빠르게 합의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경기도 광주시에서 벌어진 PC방 출혈 경쟁은 이전 사례들과는 시작선부터 다르다.

cooladslpnn_0011.jpg
▲ 광주 경안동에 위치한 '스톤 PC방' 모습 (사진 촬영: PNN)

이번 출혈 경쟁은 시내에 해당하는 광주 경안동 부근에 있는 ‘스톤 PC방’에서 시작됐다. 해당 PC방은 입점 당시부터 약 300석에 달하는 좌석, 그리고 고사양 PC와 다채로운 먹거리로 주목을 받았다. 현장에서 확인한 바 해당 지역 부근에 그 정도의 규모와 시설을 갖춘 PC방은 스톤 PC방이 유일했다.

해당 PC방 입점 초창기에 자극을 받은 주변 PC방에서 경쟁력을 위해 손님을 끌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를 미리 주변 다른 PC방 업주에게도 일정을 공유하는 식으로 무리가 없게끔 했다는 증언이다. 실제로 한 PC방 업주는 “이때 당시만해도 스톤 PC방과도 큰 분란 없이 서로 소통하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cooladslpnn_0038.jpg
▲ 현재도 요금 인하는 현재진행형이다 (사진 촬영: PNN)

그러나 2019년 12월 초, 갑자기 ‘스톤 PC방’에서 1시간에 1,000원에 근접했던 요금을 1시간에 500원까지 인하했고, 이와 동시에 주변 매장과의 소통이 끊겼다. 주변 PC방 업주들도 처음에는 손님을 겨냥한 일회성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고 1주일을 지켜봤으나, 요금 인하가 장기화되면서 손님을 잃지 않기 위해 울며겨자 먹기로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처치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PC방 업주는 “처음 스톤 PC방에서 요금 인하를 하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 확인하려고 접촉을 시도했다”라며, “그렇게 해서 해당 업주와 간신히 접촉을 하기는 했지만, 자세한 이유는커녕 요금을 50원씩 올리겠다는 통보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cooladslpnn_0029.jpg
▲ 매장 크기 가리지 않고,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진 촬영: PNN)

다른 주변 PC방 업주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이런 출혈 경쟁이 장기화 됨에 따라, 주변 PC방들 손님 수가 거의 반절 넘게 줄어들었다”라며, “그나마 우리 PC방은 같이 요금 인하를 하면서 손님 수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1시간에 500원 요금을 받으면서 제대로 된 매출을 거두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 PC방 업주들도 장기간 매장을 운영해오면서 이런 출혈 경쟁으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을 잘 알기에 어떻게든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응하지 않은 상대 때문에 답보 상태에 빠진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도시 전체로
퍼져나가는 요금

이번 출혈 경쟁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이런 요금 인하가 해당 PC방이 위치한 광주시 경안동만이 아니라, 광주시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PC방 업주는 “기본적으로 도시가 큰 서울과는 달리, 광주는 버스 한번 타면 끝에서 끝까지 가는데 오래 안 걸린다”라며, “그런 특성 때문인지, 요즘은 인접 동네에 있는 PC방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계속해서 전화가 오고는 한다”고 설명했다.

cooladslpnn_0008.jpg
▲ 경안동이 광주의 중심가 역할을 맡고 있다 (사진 촬영: PNN)

실제 광주 시내를 둘러본 결과, 큰 규모의 놀이시설은 대부분 출혈경쟁의 발단지인 경안동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교통이 경안동으로 짧은 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형성됐기에, 인접한 송정동과 광남동에 있는 PC방에도 어느 정도 여파가 미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cooladslpnn_0047.jpg
▲ 전반적으로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 (사진 촬영: PNN)

이에 대해 한 PC방 업주는 “본래 PC방 시설만으로도 손님들을 충분히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는데, 이와 같이 요금 인하에 나선 것은 주변 PC방을 솎아내기 위한 계획적인 움직임이 아닐까 싶다”라며, “실제로 이를 방지하는 별도 법령이 없기에, 단순히 경쟁이란 명목 하에 막대한 자본을 가진 이가 숨통을 옥죄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다 명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스톤 PC방과도 접촉을 시도하였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법적인 테두리가 
필요한 시점

유사한 방식의 출혈 경쟁은 최근 도처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 강남역 부근 상권에서도 두 PC방이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주변 PC방이 대거 폐업하였고, 이후 갑작스럽게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다시 요금은 원상태로 돌아왔다.

cooladslpnn_0039.jpg
▲ 이런 출혈 경쟁은 선순환에 던진 돌과도 같다 (사진 촬영: PNN)

과거에는 이런 출혈 경쟁의 원인으로 ‘감정 싸움’을 꼽았지만, 이제는 점차 PC방 업계가 소위 말하는 ‘노련한 선수’들만 남으면서 탄탄한 자본을 업은 이들의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측면에서 평소 PC방 업계에서 말하던 정부 차원의 법제화가 더욱 와닿는 시점이다.

이미 많은 PC방 업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이런 부분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PNN:: 플레이어를 위한 큐레이션 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