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PC방에 가면 카운터를 보던 형이 반갑게 맞아주곤 했었다. 그리고 사장님과 '테라' 삼매경에 빠져 수다를 떨던 시절... 불과 10년도 안된 시간이지만 요즘에 이런 PC방은 찾아보기 힘들다.

PC방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전보다 규모가 더 커졌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일하는 환경도 많이 변했는데, 요즘은 여직원들이 카운터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일까? 우리 동네만 하더라도 어떤 PC방을 가던지 주간에는 여직원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카운터를 보던 형들은 대부분 새벽 시간대에 일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가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약 2년 전쯤에 이슈가 되었던 동탄 PC방 알바녀 때를 생각해보면 외모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주로 PC방을 찾는 고객층은 남성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이쁜 여직원만 있으면 얼굴 한 번 더 보겠다고 자주 발을 들여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신빙성 없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 내 주위만 하더라도 최근에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여직원이 이쁘다며 보러 가자고 한 친구도 있었고, 음료수 하나 들고 PC방 카운터를 보던 여직원에게 작업 걸던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외모를 보고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오기도 했고...

지금도 외모를 보고 뽑는지는 사장님들마다 다르겠지만, 주간에 여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PC방은 아직 많다. 단순히 게임만 하기 위해 오는 손님들도 있겠지만 여직원을 보려고 오는 손님들도 은근히 있다는 것이다. 

용모가 뛰어난 연예인들도 데뷔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출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일화는 여러 번 들어보기도 했고 PC방 여신이라면서 매체에서 화두가 됐던 일들을 보면 매출에 도움이 되기는 했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장님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 고객과의 '소통'은 PC방 운영의 기초이자 핵심이다.

인천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점주 분은 여직원이 있다고 해서 매출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냥 흔히 하는 소리일 뿐이다. 예쁜 직원이 있으면 남자 손님들이 마다할 이유는 없기는 하다만 그것뿐이다. 매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요인은 인테리어와 먹거리 그리고 제일 중요한 고객들과의 소통이다."

여직원이고 남직원이고 할 거 없이 아르바이트를 함에 있어서 그저 자신에게 맡겨진 일만 잘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가볍게 생각하고 무단으로 일을 안 나온다거나 막상 채용하고 나면 계약한 기간과는 다르게 금방 나가버리는 경우들 때문에 이익보다는 손해 보는 일이 많다."

또한, "직원은 소통을 위해 친절함이 몸에 배어있기만 하다면 점주 입장에선 최고의 직원"이라고 말하며 고객들과의 소통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역시 PC방도 생각해보면 서비스직이다 보니 고객 응대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부산에서 영업을 하는 사장님은 주간에 여직원을 뽑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 고객층이 남성분들로 이루어져 있어 아무래도 여직원을 채용하는 편이다. SNS에서 쉽게 이슈가 되어 홍보가 되기도 하고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기 마련이라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외모가 뛰어난 것을 떠나서 남자와 여자가 보여주는 분위기의 차이가 있다는 부분도 이야기했다. "주 고객층인 남성분들과 좀 더 쉽게 소통할 수 있게끔 여직원을 선호하는 것이며, 우리 PC방은 유니폼도 지급해 단정한 이미지도 형성하고 있다."

매출 상승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여직원을 채용해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매출에 영향이 크게 없다는 점주 분도 주간에 여직원들을 채용하고는 있기도 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은 없다. 결국 고객들과의 소통이 제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직원들을 채용하는 것도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인테리어로 승부를 보는 '고객 맞춤형 PC방' 같이 특정 게임 장르나 고사양 게임을 위한 전용 공간이 마련되기도 하고, 다양한 먹거리 음식들로 영업을 하는 등 매출 상승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 방식이 있는 것처럼 여직원 채용도 그러한 영업 전략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