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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식 PD는 국내 개발자 중 '액션 장인'으로 불린다. 어떤 비주얼의 게임도 극한의 액션을 끌어내기로 잘 알려진 그는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 '헉슬리'를 개발하고 '드래곤 네스트'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로 돌아서면서 세밀한 조작의 재미를 강조한 액션게임의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고, 자연스레 박정식 PD가 장기를 선보일 기회도 축소됐다.

현재의 시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박정식 PD는 다시 '액션'에 집중했다. 모바일의 장점인 편의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아우르는 데 4년을 보내고 마침내 '헌드레드 소울(Hundred Soul)'을 출시했다. '프로젝트 100'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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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드레드 소울' 타이틀 이미지 (자료 제공: 하운드13)

헌드레드 소울(Hundred Soul)

iOS / 안드로이드


완전 자동 조작이 없는 모바일 액션게임.

자동 이동과 시점 변경 등 일부 시스템은 존재하나

모든 전투를 자동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


다양한 타입의 무기를 강화하며

거대 몬스터를 처치하는 게 주요 콘텐츠로

몬스터의 패턴과 약점을 파악해

정확한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해야만 클리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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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하운드13 김태연 기획팀장, 박정식 PD (사진 촬영: PNN)


정식 출시 전 클로즈 베타 테스트와 싱가포르 소프트 런칭을 진행했다.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김태연 기획팀장(이하 김): 클로즈 베타 테스트 당시에 비하면 아주 많이 변했다. 핵심 재미 요소는 같은데, 주변을 보조하는 서포트 시스템이나 전장 콘텐츠는 거의 새로 만들었다. 가장 최근의 소프트 런칭 버전과는 차이가 거의 없다. 소프트 런칭도 꾸준히 테스트를 거치면서 계속 개선해왔는데, 모든 개선점을 반영한 최신 버전을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고 보면 된다.

박정식 PD(이하 박): 가장 큰 변화는 장비 제작 시스템이다.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장비 종류도 액세서리까지 포함하면 100여개 정도로 늘어났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와 소프트 런칭을 통해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나.
김: '헌드레드 소울'이 편한 게임은 아니다. 기존에 자동 조작을 지원하는 게임들은 허들을 맞닥뜨리면 직전 스테이지를 반복 플레이해서 캐릭터를 키우거나, 장비를 강화해서 극복이 되는데 '헌드레드 소울'은 그게 안 된다. 무조건 유저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구간이 있다.

그래서 유저들의 반응을 먼저 살피는게 중요했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는 유저들이 조작의 허들을 넘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전투 조작에만 초점을 맞춘 컴팩트한 버전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괜히 걱정했다 싶을 정도로 유저들이 잘 이해해 주었다.

다만 재료 수집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겠다고 판단했다. 기존에는 제작 재료를 진행 순서에 관계없이 산발적으로 배치해 두었는데, 오히려 그 단계에서 막히는 유저들이 많아서 재료는 스테이지 순서대로 배치하는 구조로 변경했다. 이렇게 몇 가지 부분을 바꾸고 소프트 런칭을 진행했는데 현지 반응이 괜찮았고, 몇 가지 개선점을 더해서 한국에 출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직업 개념이 없고, 무기를 선택하면 액션 패턴이 바뀌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무기를 성장시켜야 캐릭터가 강해지는 방식인데, 이미 많이 시도됐던 성장 방식이다. 이런 경우 어느 정도 무기를 성장시킨 후에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데 그 허들을 해소할 방법이 있는가.
김: 보통 장비의 성장이 캐릭터 육성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의 바이블은 '몬스터 헌터' 시리즈인데, '헌드레드 소울'은 구조가 조금 다르다. 가령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게임을 진행할수록 다양한 장비 트리가 생기고 후반에 나오는 무기가 효율이 더 좋다. '헌드레드 소울'은 기본으로 제공해주는 무기도 끝까지 키우면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다. 소프트 런칭 당시 진행했던 강림이벤트 데이터를 보면, 최종 단계까지 성장시킨 기본무기로 몬스터를 잡는 유저가 많았다. 처음에는 후반에 나온 장비를 끼고 도전하는데, 실제로 몬스터를 잡아보니 기본 무기 최종 단계가 제일 좋다는걸 알아챈 거다.

박: 무기 등급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양손검과 창은 특성 차이만 존재하지만, 같은 양손검이면 A급, S급으로 나누어지는 식이다. 똑같은 무기라면 더 높은 등급의 장비가 성장 효율이 훨씬 좋다. 하지만 성장에 들어가는 재료나 노력에 차이가 있다. A급은 어렵지 않게 최종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면, S급은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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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드레드 소울' 인게임 스크린샷 (자료 제공: 하운드13)


아무래도 장비를 제작하고 강화한다고 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해진다.
박: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서포트 캐릭터인 '부관'인데, 유료 판매 부관의 경우는 최초 공개시에는 구매해야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인게임 재화인 에메랄드로 살 수 있다. 그리고 '판도라'라는 NPC를 통해 장비를 제작하게 되는데, 그때 들어가는 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이 재화들은 게임 내에서도 얻을 수 있고 충분히 수급이 가능하다. 다만 장비를 빨리 성장시키고 싶다면 개별적으로 필요한 재료를 구매하는 편이 수월하다. 보통 페이투타임(Pay to Time)이라고 표현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설정을 했다.

김: 아무래도 액션이 중심인 게임이라 무기가 필수품이다. 그래서 장비 자체를 파는 건 지양했고, 모든 재료를 게임 플레이로 얻을 수 있게 설계했다. 단, 게임에 관계없이 취사선택할 수 있는 스킨과 같은 콘텐츠는 유료로 판매될 듯하다.

MMORPG가 주류인 지금 시장에서 생소한 장르이긴 하다. 그럼에도 수동 조작을 강조한 액션게임을 고집한 이유가 궁금하다.
박: 스스로 '보는 게임'에 재미를 잘 못 느끼는 스타일이다보니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대중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의 좋은 점을 활용한 액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오래 전부터 구상을 해왔다. 발상 자체는 2011년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액션 부분은 정말 빨리 만들었다. 빠르게 냈으면 좋았겠지만, 액션 외에 밸런스나 나머지 성장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비로소 이제 마무리가 됐는데, 아직 시장에 비슷한 경쟁작이 없는 것 같아서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대중적이지는 않아도 독특한 타이틀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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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드레드 소울' 캐릭터 디자인 원화 (자료 제공: 하운드13)


원래 출시 목표는 작년 상반기였다. 당초보다 1년이 지체됐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박: 액션 외의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려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 이후 제작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재료를 수급하는 과정이 기대했던 것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그리고 라인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하면서 시간이 좀 더 걸린 것도 있다. 퍼블리셔에게 서비스를 맡길 계획이었다가, 직접 서비스로 방향을 틀고 보니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다행히 자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소프트 런칭도 해봤고, 검증 과정도 조금 더 거쳤으니 얻은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은 얼마나 되나.
김: 7개 전장과 장비 100여개가 준비되어 있다. 서포트 캐릭터인 부관이 5명 있는데, 서브 콘텐츠를 진행하면 얻을 수 있는 부관과 유료 판매되는 부관이 존재한다. 그리고 소프트 런칭 기간 동안 진행했던 강림이벤트도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소프트 런칭 당시 유튜브에 공략 영상이 많이 올라왔다고 들었다. 혹시 게임 내에 영상을 공유하는 기능도 있는지.
박: 영상 공유 기능은 없고, 몬스터를 잡으면 토론게시판이라는 곳에 클리어 공략을 쓸 수 있다. 보통 스테이지에 진입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공략 힌트를 주는데, 그것만으로 부족한 유저도 왕왕 보이더라. 그래서 먼저 클리어한 사람이 가이드를 준다는 개념으로 토론게시판 기능을 만들어 두었다.

PvP 콘텐츠도 개발 중인지 궁금하다.
김: 실시간은 아니고, AI와 싸우는 콘텐츠는 존재한다. 아무래도 기술적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보니 아직은 연구 중이고, 현재는 실시간 협력 PvE 콘텐츠를 테스트하는 중이다. 유저 여러 명이 모여서 실시간으로 하나의 몬스터를 잡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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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박정식 PD (사진 촬영: PNN)


현재 시장은 개발자가 좋아하는 게임을 고집하기에는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대중성보다 장르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매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궁금하다.
박: 사실 결과가 잘 나와야 의미있는 도전이 될텐데(웃음)! 무모하다는 건 안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에 매달리면 어려워진다는 사실도 느끼고 있고. 그래도 개발자로서, 내가 만들면서 즐겁고 재미있었던 게임의 경험을 유저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지금 회사에는 그런 가치에 공감하고 재미를 느끼는 직원들만 남았다. 이런 생각을 언제까지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헌드레드 소울'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면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업계 개발자 중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만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 만드는 데만 집중하면 지속 가능한 개발 환경을 만들 수 없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떻게 보면 '헌드레드 소울' 프로젝트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운이 좋아서다. 대기업은 매출, 작은 스튜디오는 생존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뭔가 시도한다는 게 정말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우리나라 게임이 단순히 규모적인 성장 외에, 기술이나 창발성 측면에서 개발 기준이 계속 높아지기를 바라는데 한동안 멈춰 있는 느낌이다. 해외 게임들은 과도기를 지나서 굉장히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여러가지 시도들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헌드레드 소울'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김: '헌드레드 소울'을 직접 해본 후 입사를 결정했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참 인상깊고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조작을 철저히, 그리고 잘 하지 않아도 액션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플레이해보기를 바란다.

박: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헌드레드 소울'만의 매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기존의 모바일 액션게임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본 기사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가 한국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점프 업, 한국 모바일게임'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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