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맥스, 이지투디제이. 다채로운 게임 장르 중에서도 리듬게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앞서 나열한 게임의 이름을 대부분 압니다. 이들 게임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 작품이 나온 지 아주 오래 됐고, PC패키지와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기기를 넘나들며 각자의 브랜드를 확립해왔다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국내 리듬게임 장르 카테고리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현역이기도 합니다.

사실 바꿔 생각해 보면,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뉴페이스가 없다는 이야기도 될 겁니다. 리듬게임 장르가 유독 마니아층의 취향이 뚜렷하다 보니, 어설픈 완성도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서기도 한데요. 이번 인터뷰에서 소개할 스타라이크는 이 녹록지 않은 장르에 도전하는 전주 소재의 소규모 개발사입니다. 서브컬쳐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탄탄한 팬층을 지닌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를 좋아하던 자칭 ‘행동형 오타쿠’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죠.

▲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타이틀 이미지
▲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타이틀 이미지

게임 이름은 ‘식스타 게이트’. 하츠네 미쿠와 마찬가지로 오랜 역사를 지닌 IP ‘동방 프로젝트’ 악곡과 DLC가 나왔다는 것만 보아도, 개발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눈 앞에 선명히 그려질 정도인데요. 이들은 2021년 ‘식스타 게이트’ 모바일 버전 서비스를 지나 스팀 앞서 해보기(얼리억세스)를 1년째 진행 중이고, 오는 3월 16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식스타 게이트’를 통해 리듬게임 장르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가 적지 않다는 사실인데요. 과연 개발사 스타라이크와 게임 ‘식스타 게이트’는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까요? 스타라이크 이형철(이하 애쉬트레이) 개발이사와 이준성(이하 비카)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왼쪽부터) 스타라이크 비카 PD, 애쉬트레이 개발이사 (사진 촬영: PNN)
▲ (왼쪽부터) 스타라이크 비카 PD, 애쉬트레이 개발이사 (사진 촬영: PNN)

 


Q. 회사 설립 시기가 2021년 12월입니다. 설립 후 1년이 조금 지났는데 ‘식스타 게이트’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와 PC버전 스팀 얼리억세스 론칭,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 준비까지 진행했는데요. 개발 속도가 꽤 빠른 듯 합니다. 비결이 있나요.

애쉬트레이: 회사가 설립이 됐던 계기 자체가 ‘식스타 게이트’ 모바일 버전이었습니다. 모바일 버전은 인디 개발자들끼리 모여서 으쌰으쌰 만든 것인데, 이걸 만들고 나서 좀 더 제대로 해보자고 의기투합해서 회사를 만들었어요. 회사 출범 후 만든 게 PC버전인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입니다. 모바일 버전은 사실 지금은 업데이트나 유지보수를 좀 멈춘 상태고요. 지금은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에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빠르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리듬게임이라는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개발자들이 모인 덕택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펌프 잇 업’ 개발과 각종 모바일 리듬게임에 꾸준히 관여해 왔던 개발자가 팀에 있거든요. 예전에는 큰 조직에 속한 1인으로 게임을 만들다가, 지금은 자신만의 리듬게임을 만든다는 마음이라 그런지 좀 더 열심히 해서 결과물이 빠르게 나올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Q. 모바일과 PC,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는 입력장치와 조작 체계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리듬게임은 채보와 조작 체계가 입력장치와 잘 어우러져야 하는데, 모바일과 PC,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따로 만드는 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애쉬트레이: 저희는 사운드 디렉터가 채보를 직접 제작합니다. 악곡에서 특정 비트나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서 채보를 제작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분이고요. 그리고 각 기기의 특징에 맞게끔 채보와 조작 체계를 아예 새롭게 디자인합니다. 모바일은 엄지 두 개로도 충분히 조작할 수 있게끔 하고, PC는 워낙 해당 기기 베이스의 리듬게임을 만드신 분들이 많아서 저희만의 차별화를 찾는 데 신경을 썼어요.

닌텐도 스위치도 기기 특징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했어요. 기존의 다른 게임들처럼, 모바일 버전을 그대로 옮겨오는 식이 아니고요. 실제로 닌텐도 스위치 버전에는 ‘시프트 노트’라는 요소가 있어서, 아날로그 스틱을 튕기는 등의 간단한 조작으로 연주하는 감각에 차별화를 주는 시도를 했습니다. 

▲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 조작 설명
▲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 조작 설명

Q. 개발사가 전주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력 충원이나 타 지역에 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 같은데, 이 부분은 괜찮으신가요.

애쉬트레이: 설립 초반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할 틈이 없었죠. 그런데 PC판이 나오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개발하다 보니 팀 규모를 늘려야 할 필요성은 있는데, 충원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리듬게이머다 보니, 게임을 즐기는 분들 가운데 이벤트나 공식 카페를 통해서 개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시는 분이 꽤 있습니다. 그렇게 의견을 내시는 분들 중 원석을 찾아서 개발을 함께 하는 방식으로 극복해가고 있고요.

그리고 서브컬쳐 분야에서 그림을 그려서 행사에서 판매하는 등의 활동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2022년만 해도 지스타와 AGF, 버닝 비버에 나갔었고요. 묵직한거보다는 빠르고 라이트한 유저 스킨십을 하려고 행사에 많이 출전하는 편입니다.

 

Q. ‘식스타 게이트’를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리듬게임이라고 언급하셨는데요.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그런 특징을 갖고 있나요?

애쉬트레이: 기본적으로 부담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하고 있고요. 또 그러면서도 리듬게임이 가져야 할 다양한 악곡이나 콘텐츠에 중점을 둡니다. 팀 규모가 크지 않지만, 내부에 작곡가만 2명이 있어요.

그리고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정통 리듬게임들이 꼭 지키는 선 같은 것들이 있거든요. 코나미의 비마니 시리즈 타이틀이나 다른 게임들을 보면 아무래도 오래된 브랜드고 마니아층이 두텁다 보니 과감하게 선을 넘기 어려운 경향이 존재해요. 하지만 ‘식스타 게이트’는 신생 게임이니까 좀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예를 들면 ‘동방 프로젝트’의 음악처럼 라이트한 악곡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처럼요. 리듬게임을 접하지 않았지만, ‘동방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음악이 매개가 되서 ‘식스타 게이트’를 접할 수 있겠죠. 실제로 게임을 그런 계기로 접했다는 분들도 많았고요.

▲ '동방 프로젝트' 악곡을 베이스로 한 콘텐츠
▲ '동방 프로젝트' 악곡을 베이스로 한 콘텐츠

Q. 개발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그리고 리듬게임 특성상 대중성이나 매출 확대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듯 한데, 이 한계에 대한 우려점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애쉬트레이: 현재 PC, 닌텐도 스위치 버전 개발에 참여 중인 인원이 6명입니다. 창립 멤버가 5명인데, 지금 프로그래머 한 분 정도 충원된 상황이에요.

한계에 대해서는… 리듬게임이기 때문에 넘을 수 없는 부분도, 또 리듬게임이어서 할 수 있는 점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최근 모바일 리듬게임 트렌드는 유명 IP를 베이스로 해서 대형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하는 것인데, 대부분 카드를 뽑고 성장시키는 형태의 유료화 모델을 활용하죠. 그런데 저희가 ‘식스타 게이트’ 모바일 버전을 좀 많이 순수하게 서비스했었어요. 모바일에서 우리가 만든 리듬게임을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뽑기 모델 없이 서비스했었거든요.

그래서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스타라이크라는 회사가 리듬게임을 만들지 않았으면 지금 이 순간 인터뷰까지 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수많은 게임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나오는 시대인데, 그 게임을 알리려면 그에 걸맞는 프로모션 비용이든, 번쩍이는 계기가 필요하잖아요. 그렇지만 ‘식스타 게이트’는 그나마 리듬게임이어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들어오시고, 작곡가나 일러스트레이터 팬층까지도 유입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기존에 출시된 3개 DLC 중 2개만 포함됩니다. 추후에 신규 콘텐츠나 모드, 악곡을 스팀과 비슷한 업데이트 주기로 선보일 계획인지요.

애쉬트레이: 콘솔은 PC와 달리 검수기간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PC버전보다는 업데이트가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을 즐기는 분들이 리듬게임 콘텐츠 영역에서는 차이를 느끼지 않게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PC버전과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매력이 살짝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PC버전은 멀티플레이 모드인 ‘유니티 세션’을 넣어서, 오락실에서 사람들끼리 와글와글 즐기는 걸 목표로 했고요.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스토리를 담은 ‘어드벤처 모드’를 준비 중입니다.

 

Q. 어드벤처 모드는 어떤 콘텐츠인가요?

애쉬트레이: 원래 PC버전을 개발할 때 부터 어드벤처 모드를 넣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리듬게임 이외의 콘텐츠를 개발한 경험이 없다 보니 드랍만 5~6번이 됐죠.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만들게 된 건데… 1순위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만의 매력 포인트를 만들어 주는 거였고요. 1시간 정도의 프롤로그 스토리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PC버전에도 고유의 어드벤처 모드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비카: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어드벤처 모드에서는 플레이어를 대변하는 함장 캐릭터와 파트너 캐릭터인 ‘시이’,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 ‘라미’의 이야기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와 일러스트 모두 제가 담당했고요. 함장과 시이, 라미가 식스타 항성계를 여행하면서 벌어지는 가볍고 활기찬 스토리를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메인 캐릭터인 시이와 최근 진행한 악곡 펀딩
▲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메인 캐릭터인 시이와 최근 진행한 악곡 펀딩

Q. 스토리 콘텐츠를 리듬게임 장르에 포함하고자 했던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애쉬트레이: 어드벤처 모드는 제가 넣자고 어필을 많이 했습니다. ‘식스타 게이트’만의 차별화를 두고 싶기도 했고, 시이가 아주 잘 뽑힌 캐릭터라고 생각해서요. 다만 PC버전 유저분들은 ‘왜 닌텐도 스위치에 어드벤처 모드가 먼저 들어가냐’고 물어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닌텐도 스위치는 차근차근 게임을 배워가는 플랫폼이라 비주얼 노벨같은 느낌으로 보여드리고 싶었고, PC는 PC만의 매력을 담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PC 유저분들은 PC버전에 추가될 어드벤처 모드를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Q. 캐릭터와 스토리에 애정이 깊은 것 같고, IP 구체화 계획도 있는 듯 한데요. IP 구체화 청사진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애쉬트레이: 머리속으로는 상상하는 게 많죠. 하지만 제가 갖고 있는 야망을 아직 구체적으로 어필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이 뻗어나가는 데 누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할 생각입니다. 그 방법이 메인 캐릭터 ‘시이’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고요. 실제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기 위해서 출시 초반부터 성우 더빙을 진행했는데, 일본 더빙 담당은 카게야마 리사라는 분입니다. 일본에서 ‘애니송 황태자’로 불리는 카게야마 히로노부의 딸이고요. 한국 성우분은 김하루님이에요. 캐릭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어필하면 다른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 (왼쪽부터) 스타라이크 비카 PD, 애쉬트레이 개발이사
▲ (왼쪽부터) 스타라이크 비카 PD, 애쉬트레이 개발이사

Q. 마지막으로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을 접할 유저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주세요.

애쉬트레이: 스팀 앞서해보기로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을 서비스한지 벌써 1년이 됐는데요. 저희가 모두 베테랑 개발자는 아니다 보니 개발 도중 게임 방향성이 달라진다거나 하는 난관이 많았습니다.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좀 더 다듬어진, 하나의 완성된 패키지 게임으로 보여드리고 싶고요. PC버전을 오래 즐겨오신 유저분들 가운데 앞서해보기 언제 끝나냐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는데요.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를 통해서 하나의 완성된 게임으로 어필됐으면 하고, PC버전도 그에 걸맞는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비카: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제 입장에서도 각오가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경력은 2020년부터 쌓아왔는데, 시나리오 라이터로서는 대중에 공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드벤처 모드 스토리를 쓰면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었는데, 1시간 남짓의 스토리지만 이 콘텐츠 안에서 완결성을 지니고 다음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들게끔 완성도 높게 마감하고 싶었어요. 스스로는 그 정도가 됐다고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리듬게임이지만 어드벤처 모드도 재미있게 즐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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