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드컵 2022 우승팀 DRX 
▲ 롤드컵 2022 우승팀 DRX 

전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최고의 팀을 가리는 국제 대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World Championship, 이하 롤드컵) 2022의 왕좌를 DRX가 차지했다.

6일(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롤드컵 2022 결승전이 열렸다. 이날 무대에서는 T1과 DRX가 왕좌의 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펄쳤다.

T1은 올해 결승전에서 통산 4번째 우승, 이른바 ‘V4’ 기록에 도전한다. 올해 LCK에서 보여준 기량과 더욱 단단해진 팀워크로 우승컵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DRX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국내 리그 바닥부터 롤드컵 결승전까지 올라온 ‘언더독’ 드라마의 결말을 해피 엔딩으로 끝맺겠다는 포부다.

▲ (왼쪽부터) DRX, T1
▲ (왼쪽부터) DRX, T1

이번 결승전은 다양한 관전 포인트로 화제를 모았다. 먼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초창기 최고의 리그로 불려왔던 LCK(한국 리그)의 귀환이자, 한국팀끼리 결승에서 만난 내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과거의 폼을 다시 되찾은 T1과 창단 이래 처음으로 롤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DRX의 대결이라는 점, 특히 T1 ‘페이커’ 이상혁과 DRX ‘데프트’ 김혁규의 ‘마포고등학교 더비’ 스토리도 주요 관심사다.

해피엔딩의 주인공은 DRX였다. LCK 그룹 스테이지 하위권부터 놀라운 성장력과 팀워크를 보여주며 창단 이래 처음으로 결승 무대를 밟았고, 결승에서도 ‘패승패승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언더독’ 스토리 최고의 결말을 만들었다.


우승팀 인터뷰

Q. 롤드컵 우승을 축하한다. 각 선수별로 희망하는 챔피언 스킨이 궁금하다.
DRX ‘킹겐’ 황성훈(이하 킹겐): 아트록스 스킨을 만들고 싶다.
DRX ‘표식’ 홍창현(이하 표식): 킨드레드로 만들겠다.
DRX ‘제카’ 김건우(김건우): 저는 아칼리를 선택하겠다.
DRX ‘데프트’ 김혁규(이하 데프트): 케이틀린 스킨을 만들겠다.
DRX ‘베릴’ 조건희: 애쉬를 고르겠다.


Q. 오늘 경기 전반에서 오브젝트 위주로 중요한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DRX가 스틸을 많이 당했다. 표식은 그런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게 눈에 띄었는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지.
표식: 오브젝트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이상하게 스틸을 다 당해서 심리적으로 말릴 뻔 했었다. 그래도 팀원들이 잘 다독여 줬다. 그리고 끝까지 왔을때 완전 불리한 조합도 아니어서 저희 팀을 믿고 했다.


Q. 우승 축하한다. 데프트는 멕시코부터 여정을 시작해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롤드컵을 치뤘는데. 어떤 부분이 가장 즐거웠나.
데프트: 멕시코부터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뻤었다. 그리고 팬들이 많지 않았는데, 한 경기 경기 치를 때마다 점점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뿌듯했던 기억이다.


Q. 1세트 시작하기 전까지는 현장에 있는 팬분들이 T1을 많이 응원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5세트 접어들면서 모두가 DRX를 응원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경기하면서 이런 분위기가 체감이 되었는지.
데프트: 전 4강에서도 이런 놀라운 경험을 했었다. 1경기 지고, 2경기 이겼을 때 헤드셋을 벗을 때,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걸 느꼈다. 팬분들이 우리를 굉장히 많이 응원하고 있다는 걸. 이번에도 그랬고, 그래서 경기할 때 정말 재미있었다.

 

Q. 킹겐은 결승전 이전 미디어데이에서 제우스를 상대할 때 자신감이 있다고 했고, 증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는지.
킹겐: 저는 자신감이 많은 척 하는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롤드컵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는. 그런데 되게 힘든 상황을 거쳐오면서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제 자신과의 싸움을 해온 것 같다. 다른 탑 라이너 분들과 싸우는게 아니었고, 저는 제 마음과 싸웠다. 누구에게도 이길 수 있지만 누구에게도 질 수 있는, 제가 생각하는 거에 따라 많이 갈리는 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임하는 것이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봤고, 오늘 경기 결과도 잘 나왔던 것 같다.


Q. 많은 팬이 DRX의 스토리를 보고 신데렐라 스토리다, 소년만화같다고 극찬을 하고 있다. 코치진은 선수들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끔 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썼나.
DRX 김상수 감독(이하 감독): 다전제 경기다 보니 평정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흔들리지 말고, 팀적으로 서로 도와서 경기를 하자고 이야기했다. 그게 좋게 작용한 듯 하다.


Q. 베릴은 마지막 세트에 바드를 골랐는데. 이 챔피언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인지.
베릴: 상대 팀이 카르마를 선택하면 라인전이 불리할거라고 생각했다. 대신 저희가 좋은 자리에서 아트록스를 뽑았으니 그 약점은 감수하고, 상대 팀의 메인 딜러들을 보고 바드를 골랐다. 올해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승리 성취감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Q. 데프트에게 DRX와 팀원들은 어떤 의미인지.
데프트: 팀원들한테 이런 말 하는게 어색하긴 한데. 저희가 스프링때 한번 팀원들이랑 한번씩 돌아가면서 팀원들이 해줬으면 하는, 또는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 말했던 것들을 넘어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된거 같아서 모두 정말 멋지다.


Q. 제카는 결승전에서 젠지와 EDG의 인장을 왜 띄웠는지 궁금하다.
제카: 저희가 8강, 4강에서 올라올 때 이겼던 팀들을 별 의미없이 띄웠다.


Q. 데프트는 플레이인부터 결승전까지, 시리즈 내내 마음가짐이 어떻게 변했나. 그리고 우승을 하려면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데프트: 플레이인 치를 때는 저희 팀한테 우승할 수 있냐고 물어봤을 때,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이후 한 경기씩 치르면서 성장하는게 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우승에는… 한국에서 제가 했던 말이 멋지게 포장이 되긴 했는데. 역시 꺾이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베릴은 준우승 한번, 우승 두 번을 차지하게 됐는데. 이미 최고의 서포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의 서포터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베릴: 3년이 되게 길고도 짧은 시간이다. 작년 우승 못했던 게 되게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올해 우승해서 참 기쁘다. 그리고 서포터라는 라인이 다른 라인에 비해서 경기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하는 것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서포터 라인도 인게임 안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지만 게임에 영향을 주는 행동들을 잘 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Q. 사실 DRX가 올해 선발전 할때만 해도 정글이 불안했는데, 표식 선수가 이재학 코치님이 많이 잡아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코치는 어느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지.
DRX 이재학 코치: 선발전까지는 DRX 정글이 메타 적응이나 전략에서 불안했던 건 사실이지만, 롤드컵에 와서 메타 적응을 잘 하고 팀 합도 좋아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표식 선수가 정글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콜이나, 전략을 집중적으로 피드백을 했는데 잘 받아들여 준 것 같아서 고맙다.


Q. 데프트의 내년 계획이 궁금하다. 내년 계획은 결승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겠다고 했었는데, 계속 경기에서 볼 수 있나.
데프트: 사실 군대 문제가 껴 있어서 완전히 확답은 못 드리지만, 지금 당장의 기분은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


Q. 데프트는 데뷔가 오래 됐고, 롤드컵 우승까지 오는 데도 오래 걸렸다. 그간 거쳐온 팀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나, 또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데프트: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클리어러브 선수다. 이 자리에 오고 싶어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은퇴해서 아쉽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년 리그 끝나고 나서 부상과 기량 저하가 같이 와서, 저 자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때다. 그때 가장 그만두고 싶었다.


Q. 베릴은 스킨 챔피언으로 애쉬를 골랐다.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팀에서 유일하게 두 번째 스킨을 만드는데, 스킨을 만드는 데 있어서 조언을 한 마디 한다면.
베릴: 일단 애쉬를 고른 이유는 옆에 있는 팀원들은 아무도 모르겠지만… 저에게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다 아실거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답변은 공식적인 자리라 조금 아끼겠다. 그리고 옆에 있는 팀원들한테 조언을 해주자면, 많은 사람들이 즐기면서 인기가 많은 챔피언들이 스킨 사용량이 많다. 그러니 인기가 많고 모든 티어 유저들이 다같이 쓸 수 있는 좋고 쉬운 챔피언을 고르기를 추천한다.


Q. 감독은 긴 기간 경기를 하면서 밴픽 짜는데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DRX는 경기수가 많아서 모든 걸 보여주지 않았을까 했는데, 밴픽에 굉장히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감독: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건, 첫 경기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첫 경기를 해보면 상대방이 준비해온 스타일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난다. 그리고 밴픽을 거기 맞춰서 수정을 한다. 오늘은 레나타 픽이나 럭스 밴 등 갑작스러운 변경이 있었는데,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그리고 선수들이 방향성을 이해해주고 챔피언 폭을 넓게 갖고 있어서 할 수 있었던 밴픽이기도 하다.


Q. 표식 선수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던 시절, 킨드레드 스킨이 별로 없다고 아쉬워했었다. 본인 손으로 만들게 된 소감이 어떤지.
표식: 그 당시에는 킨드레드가 스킨이 두개밖에 없을 때였고, 롤드컵 우승한 사람이 킨드레드 스킨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 이 상황이 아직도 사실 잘 믿기지 않는다. 킨드레드 스킨이 나왔을 때 제 자신이 굉장히 대견하고 감동스러울 거 같다.

 

Q. 데프트는 월드컵 우승은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보물 원피스 같은 것, 막연한 것이라고 했었는데. 이제 손에 넣었다. 소회가 어떤지.
데프트: 우승을 하고 나니까 드는 기분은… 원피스라는 게 사실 딱 쥐고 보면 아주 대단치는 않은 듯 하다. 그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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