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방향으로는 쳐다보고 오줌도 안 눈다"

아마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양구 환경이 혹독하다는 소리다. 여기에 과거 인근 상인들이 군 장병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풍조가 심했다는 걸 잘 나타내는 말이다. 

이는 양구 근처 군 부대에 근무하는 군 장병들이 방문할 수 있는 ‘위수 지역’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일부 상인이 이를 노려 가격을 높게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요즘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많이 들어서고,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양구군 차원에서 상권 인식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한 유저 트위터를 통해 양구 PC방이 이번 2월 군 장병 외출이 허용된 직후 가격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게재하면서 큰 논란을 불러왔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이번에 양구 PC방 관계자, 주변 거주민으로부터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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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된 트위터 전문,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자료 출처: 트위터)

이번 논란의 시작이 된 트위터에 따르면 “양구에서 PC방이 1시간에 2100원이며, 일과 후 외출이 허용되자마자 담합해서 가격을 올렸다”고 명시하고 있다. 강원도물가정보망 자료에 나온 도 평균치인 1시간에 1,367원에 비하면, 이는 약 800원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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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월 31일 기준, PC방 1시간 이용 요금 평균치
(자료 출처: 강원물가정보망)

그러나 이런 트위터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양구 PC방은 주중과 주말 관계없이 1시간에 1,600원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현재 주변 지역 가격은 거의 동일하게 맞춰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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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구 PC방 대부분 1,600원으로 가격이 맞춰진 상태였다


회원 가입 여부, 혹은 유료 게임 요금이 더해진다고 해도 요금은 큰 차이가 없었다. 유료 게임 요금을 포함한 비용이 1시간에 1,600원이었으며, 회원 가입을 한다면 기존 요금이 소폭 할인되는 식이다. 실제로 한 매장에서는 비회원과 회원의 차이는 시간이 적립되느냐 마느냐 수준이었다.

이 외에도, 과거처럼 군 장병에게 특별 요금을 매기는 경우도 없었다. 실제 인근 부대에서 복무하는 제보자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손님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 요금을 더 매기는 일이 많았다"며, "최근 주변 PC방들이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이 같은 모습을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결국 유저 트위터에 언급된 내용처럼 강원도 양구에서 1시간에 2,100원을 매기는 PC방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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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복무를 한 사람들 입장에서 양구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

이번 양구 PC방 요금 논란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 났지만, 이 같은 논란의 배경에는 양구에 대한 사람들의 오랜 불신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양구에서 일어났던 고등학생 군 장병 폭행 사건, 그리고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요금을 생각하면, 이런 불신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기 힘들다. 

이번 2월부터 시작된 군 장병 외출 허용, PC방 업주들도 단순히 이를 악용할 하나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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