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도 어느순간 뒤돌아보면 이미 변해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이는 어느 분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트렌드에서 벗어나거나 아니면 효용성에서 멀어지면 도태되어 사라지곤 합니다. 물론 이와는 반대로 사라질 것 같은데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발전하여 우리 곁에 존재하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PC 시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플로피 디스크는 CD로 대체되었고 또 CD는 USB 메모리로 대체됐습니다. CD는 일부 소수 분야에서만 사용되고, 이제는 USB가 대중적인 저장장치로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USB는 즉각적으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고 용량이 크며, 보안이나 휴대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가 등장해 사용빈도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주요 저장장치입니다. 이 또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일이지만요.
USB는 낸드 플래시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저장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PC 내부로 들어와 스토리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제는 익숙한 SSD라는 이름으로 저장장치가 그것입니다. 이전에는 헤드와 플래터를 기반으로 하는 HDD가 스토리지 시장 전체를 커버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SSD와 양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 씨게이트 바라쿠다 2TB 제품 이미지
HDD는 SSD가 등장하면서 사라질 하드웨어로 손 꼽히고 있습니다. 사실 SSD의 등장이 아니더라도 증가하는 저장 공간의 확보 및 개발의 한계로 인해 꾸준히 한계성이 대두되었던 부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용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스토리지 시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금은 14TB까지 제품이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고성능으로 대두되는 것이 SSD라면 HDD는 대용량으로 대표됩니다. 2000년 초반만 해도 1TB라는 용량은 머나먼 이야기였지만, 지금 1TB는 작은 용량이라는 점에서 HDD 기술 발전이 꾸준히 이루어져왔음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HDD는 헤드와 플래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헤드를 통해 플래터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읽어내며 플래터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헤드의 성능과 플래터의 기록 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씨게이트와 WD, 양사 모두 기록 방식에 많은 기술력을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동일한 용량이라도 플래터가 몇장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따른 성능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는 간단하게 동일한 데이터를 2장과 1장에 기록한 후 원하는 데이터를 찾고자 할 경우, 1장에 적은 데이터를 찾는 것이 수월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플래터의 용량이 커야만 가능하기에 꾸준히 HDD 제조회사에서 기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는 14TB까지 제품이 출시된 상황으로, 씨게이트의 14TB 제품은 8장의 플래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당 1.75TB 용량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곧 플래터 한장당 2TB의 시기가 도래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동일한 용량이더라도 플래터의 장수가 적어지는 만큼 성능이 좋아지게 됩니다.
우리는 흔하게 HDD를 산다고 하면 용량을 기준으로 구매하게 됩니다. 용량이 바로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기준의 척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SD는 어떨까요? SSD도 용량이 기준이 되지만 SATA3 인지 NVMe인지 구분하여 구매하곤 합니다.
사실 HDD도 마찬가지입니다. 씨게이트가 2018년 10월에 출시한 2TB HDD인 바라쿠다 ST2000DM008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것은 바로 앞서 설명한 플래터와 헤드의 변화입니다.
▲ 씨게이트 HDD 모델 비교표
동일한 2TB 제품이지만 안을 보면 플래터와 헤더 수가 각각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플래터의 수가 줄어들면서 성능 또한 상승한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캐쉬 메모리 상승도 성능 향상의 한가지 요인이 되겠지만,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HDD는 느리다는 판단을 바꾸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SSD에 비해 느린 것은 맞지만 이전처럼 100MB/s 수준의 속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게까지 줄어들었죠.
ST2000DM008의 가장 큰 변화는 1장의 플래터로 2TB 용량을 구현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씨게이트 14TB 모델은 8장의 플래터로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16TB 용량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플래터를 다중으로 겹쳐 용량을 증가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낸드 플래시를 ‘나노’ 단위로 표현하며 기술집적 시장이라고 평가하지만, HDD도 이와 비견되는 고밀도의 기술이 적용됩니다.
일례로 플래터 한 장은 공항 수준으로 크기를 늘리더라도, 활주로에 비견할 만한 편평도를 갖고 있습니다. 헤드는 제품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담배 입자보다 작은 간격을 두고 플래터 위를 떠다니며 데이터를 읽습니다. 머리카락이 0.01mm, 담배 입자가 0.003mm로 플래터에 물리적으로 닿지 않고 떠다니며 데이터를 읽고 이를 쉴새 없이 진행하려면 매우 정밀한 제조가 필요합니다. 여객기가 1cm 높이로 정거리 비행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 이 작은 직사각형에 첨단 기술이 모여 있다
헤드와 플래터를 고정하기 위한 나사도 정밀한 시스템을 통해 제조됩니다. 너무 힘을 주면 축이 비틀어지기 때문에, 플래터의 수에 상관 없이 HDD 설계 자체가 매우 정밀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내용은 이미 플래터 한장에 2TB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시대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튜브나 트위치를 필두로 한 동영상 서비스나 2K나 4K 해상도 기반의 액션캠이나 디지털 영상 저장으로 인해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도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해서, 대용량의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HDD의 필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물리적인 기록이 이루어지는 HDD는 장시간 사용하지 않아도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적합하여 SSD만으로 스토리지를 구성하는 것은 아직은 먼 이야기입니다.
또한 메모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고, SLC -> MLC -> QLC로 넘어가며 균일한 데이타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데이터를 스팟형태로 잠시 보관하고 삭제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사용자의 사진, 동영상 그리고 회사나 학교, 연구소에서는 장기적으로 데이터를 보관해야하기 때문에 SSD가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부분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HDD 제조사들은 용량 증가 이외에도 데이터의 안정적인 저장 및 보관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씨게이트의 레스큐(Rescue) 서비스입니다. SSD를 포함해 HDD 그리고 USB 메모리 등 저장장치를 사용하다보면 데이터가 훼손되거나 제품의 문제로 인해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씩 접해봤을 것입니다.
▲ 씨게이트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 플랜 이미지 (자료 출처: 씨게이트 공식 홈페이지)
백업된 데이터가 없다면 상당히 난감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물론 크게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였다면 다행이지만, 기록을 위한 사진이나 영상 아니면 중요한 서류 문서라면 문제가 달라지게 됩니다. 이 경우 우리는 복구 프로그램을 돌리거나 용량이나 파일이 많을 경우 사설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몇십만이라는 비용을 들여 데이터를 복구할 수 밖에 없는데요.
씨게이트의 레스큐 서비스는 이렇게 데이터를 제조사에서 직접 복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일종의 보험과 같은 서비스입니다. 제품 구매시 레스큐 서비스를 함께 구입하면, 보험 기간 동안 데이터 훼손이나 제품의 문제로 인해 데이터에 접근이 되지 않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 신청할 수 있있습니다.
데이터에 대한 중요도가 크지 않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라면 크게 문제시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중요한 자료를 담는 공간이라면 이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볼만 합니다. 우선 몇가지 장점이 있는데 여타 사설 서비스에 비해 훨씬 낮은 금액으로 복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나의 보험이기 때문에 낮은 비용으로 해당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수월하게 제조사 차원에서 정밀한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복구 서비스는 HDD뿐만 아니라 씨게이트의 SSD에도 적용됩니다.
또한 씨게이트 내부의 복구 연구소를 통해 복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저장된 데이터에 대한 외부 유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신청하면 이후 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안심하고 복구 서비스를 맡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부분은 제조사 차원에서 복구 서비스를 진행해주기 때문에 데이버 복구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입니다. 제조사가 직접 데이터 복구를 진행해주기 때문에 각 제품이 가진 알고리즘이나 특성에 맞추어 데이터를 복구하기 때문에 사설 서비스에 비해 높은 확률로 데이터 복구가 가능하다는 점이죠. 일례로 씨게이트는 95%의 고객들이 만족했다는 피드백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HDD 제조사들은 알게 모르게 다각도로 데이터 저장에 대한 여유로운 저장공간 그리고 안정적인 보관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개발 및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플래터 한장으로 구성된 2TB 제품 출시로 인해 소비자는 한단계 여유로워진 저장공간, 빨라진 저장공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HDD 제조사들이 가야하는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20TB 용량 이상의 제품을 제작하려면 보다 발전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술 개발을 계속 이어질 것이며, HAMR, BPMR, HDMR 등의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점차 현실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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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새롬기자glassdrop@ip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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