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올해 또 상승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기존의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거나, 무인 기계를 들여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건비 지출이 큰 PC방 역시 ‘무인 선불 기기’와 ‘무인 PC방’을 도입하는 곳도 많아졌다.


PC방에서 정(情)이 사라지고 있다. PC방과 정이 이라는 단어의 접점이 없어 보여 어색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실제로 PC방은 점점 사람과 사람의 관계 즉 업주와 손님이 마주치거나 소통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예전의 초기 도입단계에서의 PC방은 시간표에 업주기 수기로 사용시간을 적어주고 또 나갈 때는 현금으로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매장마다 질서를 잡아주는 단골 아저씨들도 있었고, 또 '게임 잘하는 형'들도 많았고, 그걸 구경하며 배우는 어린 친구들도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PC방은 업종 특성상 한번 매장을 정하면 쉽게 움직이지 않는 단골들이 많은 만큼 PC방엔 암묵적인 지정 좌석이 있었으며, 그렇게 서로 안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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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해 이제는 ‘1인 가구’ 시대에 돌입한 만큼 혼술, 혼밥 등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혼자만을 그리고 혼자가 편한 사회가 되었다. 이에 맞춰 타인의 시선이나 관심으로부터 자유로운 쇼핑이나 취미생활 등 다양한 기존의 업종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인식 개인들의 생활 소비 패턴이 바뀜에 따라 당연히 PC도 변화를 맞이했다. 최근에는 무인 매장을 운영하는 PC방도 많아졌다. 

물론 PC방에서 먹을거리의 수익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매장의 도난과 파손, 청소 등 아직까지 사람을 필요로 하는 업종은 맞지만, 예전처럼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이 무슨 게임을 주로 하는지, 또는 근황을 물어보던 관계가 아니라 이제는 단순히 매장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관계로 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어쩔 수 없는 변화이니 받아들이는 움직임. 오히려 서로 편하게 된 것이라 수용하는 분위기도 많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아쉬움을 말하는 업주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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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천의 PC방 업주는 “사실 PC방 이전에는 바를 운영했었다. 손님들하고 이야기하고,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는 매장 운영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오히려 불편해하는 거 같다. 물론 업주와 손님의 관계이긴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매장을 찾아와 주는 손님들한테 고맙기도 해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먼저 건네는 인사에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한편에서는 “업주와 손님과의 관계도 있지만, 요즘은 PC방을 드나드는 영업사원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게임사의 쿠폰이라든가 PC방 관련 장비들을 소개하려는 사람도 많았지만, 요즘은 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게임 쿠폰도 다운로드로 바뀌도 바니 게임사와도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말했다.

이제 사장님과 손님이 같은 게임을 하고, PC방의 손님들끼리 게임을 배우고 가르치던 시대는 사라졌고, 오로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의 모습으로만 계속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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