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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PC방’이라는 말도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지간한 PC방은 모두 백 단위의 좌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형 PC방’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매장이 커지면 그에 따른 관리 코스트도 덩달아 높아지게 마련. 업주와 소수의 인력만으로 운영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같은 시간대에 여러 명의 근로자가 필요한 것이 일반적이다. 

무인 선불 기계가 보편화되면서 이용 시간 관리 및 정산 업무가 덜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음식을 조리, 제공하는 것이 기본 서비스처럼 여겨지고, 그 가짓수 또한 늘어나는 등 PC방에서 접할 수 있는 서비스의 영역 폭이 넓어지면서 실질적인 업무 강도는 과거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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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화된 매장에 분위기와 인테리어 등도 중시되면서 PC방의 서비스 영역은 더욱 넓어졌다.



이 와중에 또 하나의 논점이 되는 게 바로 기기 및 시설 관리 부분이다. 높은 사양의 PC와 고급 하드웨어를 갖춘 하이엔드 존의 확산과 함께 매장 전체 평균 사양이 높아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PC와 각종 기기들이 보다 높은 자산 가치를 갖게 됐다. 

 
과거에 비해 매장은 커졌고, 각 좌석에 놓인 제품들은 한층 비싸졌다.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보다 많은 부담이 가해지는 건 일견 당연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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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비의 가격대와 그에 따른 유지, 관리에 필요한 부담은 비례한다고 봐야한다.



PC방에서 ‘매니저’라는 명칭으로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규직 직원을 두기 시작한 건 꽤 오래 전이다. 이후 PC방 업계에 몇 가지 이슈가 지나가는 동안, 아르바이트생 대신 직원을 쓰는 비중은 조금씩 늘어났다. 최근에는 모든 인력을 정직원으로 두고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두 개 매장 모두를 정직원 체제로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정규직 직원들은 아무래도 책임감이 상대적으로 높고, 적극적인 모습이 보일 때도 많다"라며 “매장이 큰 데다가 번화가에 있다 보니 좌석 회전율도 높고, 그에 따라 업무 강도도 센 편이긴 하지만 다들 오랫동안 함께 손발을 맞춰왔다는 점이 시너지가 되는 듯하다"라고 전했다.

 

이 매장은 연봉제 또는 월급제로 급여를 책정하고, 근무 시간을 사전에 조율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평일에는 아르바이트를 일절 쓰지 않으며, 기존 인력에 개인 사정이 생겼을 때나 주말 피크타임에만 쓰는 편. 직원 중 오래된 사람은 수년간 함께 일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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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방면의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PC방 근무자. 이제는 숙련도 역시 중요시될 시점이 아닐까.



어느 업종에서나 마찬가지이듯, 장기간 근속한 인력은 숙련도 및 문제 해결 역량이 높아지게 마련. 숙련도는 서비스 품질의 향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나아가 매장 전체의 서비스 퀄리티에도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해 인상된 최저 시급이 적용되면서, 자영업계 인력 감축에 관한 뉴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4시간 영업의 대표 업종이던 편의점도 수익성을 고려해 야간/새벽 영업을 하지 않거나 시간을 줄이는 사례도 있다. 
 
PC방 역시 24시간 영업이 당연시되는 업종이니만큼 관련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터. 각 매장 별로 자구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이 시점에, 정직원 기반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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