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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목),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해외 게임사 국내 PC방 과금논란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성남 게임월드 페스티벌에도 참석한 바 있는 김병욱 의원이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주최했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 김병수 중앙회장과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최윤식 이사장, 블리자드코리아 전동진 상무 등 직접적인 관계자들을 비롯한 다수가 참석했다. 
 
주제는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후 PC방 이중과금 문제 관련 현황 간담회’였지만, 실상은 적잖은 아쉬움이 남았다. 먼저, '간담회'라고 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실상 '청문회'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과금 이슈에 대한 새로운 진척 상황은 거론되지 않았고, 기존에 발표됐던 내용들을 토대로 블리자드코리아 전동진 상무를 추궁하는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과금에 관한 논의를 한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금 정책 자체보다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과연 새로운 게임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전동진 상무가 유관단체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취지로 답하자,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주신 데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마치 처음부터 간담회의 답은 정해져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둘러싼 과금 문제는 사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도, 마땅한 협상안이나 합의안도 나오지 않은 채 지속돼 오고 있었다. 이에 인문협 측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블리자드를 제소했으며, 공정위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다뤄진 주제와 세부 내용들은 공정위에 제소된 근거 항목과 대부분 일치한다. 공정위 측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유사한 내용으로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사안에 대해 특정한 프레임을 씌움으로써 지속적으로 논란을 확대시키려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만약 현행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도였다면, 현재 PC방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관계자들도 초빙해 보다 폭넓은 관점의 이야기를 들었어야 함이 옳다.

하다못해 금일 내건 주제대로 블리자드의 과금 정책에 초점을 맞춰 논하고자 했다면, 블리자드 측의 전반적인 서비스 현황과 구체적인 절차, 타 회사와의 객관적인 비교, 더 나아가 이에 대한 실제 최종 소비자인 유저들이 체감하는 입장 등 보다 다양한 관점을 함께 다루었어야 함이 바람직하다.

반면 이번 간담회는 내건 주제에 비해 너무 특정 부분에만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리마스터 버전의 그래픽 깨짐 현상을 지적한다거나, ‘18살짜리 딸이 갑자기 화장을 하고 와서 돈을 달라고 하는 격’이라는 비유를 하는 등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타겟으로 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는 진정으로 이번 논란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안을 모색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기존까지 밝혀왔던 입장을 반복, 강조하기 위해 급히 마련한 자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PC방 단체들에게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한 간담회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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